비즈니스를 하는데 시장의 크기는 중요합니다. 아쉽게도 우리가 하는 “브랜드 이커머스 오퍼레이션 에이전시” 시장 크기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자료는 없습니다. 그러나 업계 선두 회사들을 참고하여 우리 회사가 이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했을 때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는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 회사가 현재의 업계 리딩 회사만큼 성장할 때까지 시장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우리를 기다려 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무수히 많은 변화를 겪어야 살아남고, 끝내 성장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국내 기준 제가 아는 한 가장 큰 회사는 22년 기준 약 150명 직원에 1,500억 원가량 연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삼성, LG, 코오롱 등 그룹사 패션 브랜드들을 많이 대행하고 있다는 점이 참 부럽습니다. 우리도 그룹사 브랜드 중 단 하나라도 수주하게 된다면 빈틈없는 오퍼레이션과 전문성으로 신뢰를 쌓아 그룹 내 다른 브랜드들도 고객사로 모실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그 외에도 직원 수 약 100명 정도 되는 에이전시가 두 개 정도 더 있는 걸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즉, 이 업계에서 국내 탑 3에 들려면 인당 평균 300만 원만 잡아도 월 3억 인건비는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규모가 나와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로서는 갈 길이 멉니다.
제가 아는 한 전 세계에서 우리 업계 가장 큰 회사는 시가총액 약 3,300억원으로 나스닥과 홍콩에 각각 상장돼 있습니다. 직원 7천명 가량, 연매출 1.5조원 정도 됩니다. 중국 회사인데 우리나라에도 작지만 지사를 두고 있습니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너무나도 고도화되어 있어서 브랜드가 독자적으로 이커머스를 운영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러다보니 중국만 해도 시장 자체가 워낙 커서 아직 해외 비중이 미미한데도 불구하고 이 정도 규모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저도 2년 넘게 중국에서 살았고 심천에 사무실도 마련했지만 사실 로컬 업체들 대비 중국시장에서 우리가 그들을 압도할 만한 경쟁력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고 느낍니다.
이와 같이 브랜드 이커머스 오퍼레이션 에어전시 업계는 각 나라별로 잘 하는 업체들은 있지만 국경을 넘어서까지 의미 있는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곳은 아직 없습니다. 전 직장에서 APAC 담당자로 일하며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이커머스 에이전시와 협업했었습니다. 그중, 한국, 일본, 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어느 곳 하나 같은 업체와 계약을 맺은 곳이 없었습니다. 저는 이 지점이 우리 이컴어스가 태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국 브랜드를 네이버, 쿠팡 같은 한국 플랫폼뿐 아니라 중국, 동남아 시장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판매하는 것. 거기까지 도달하기 위해 다시 해외로 나갑니다. 6월은 말레이시아입니다.
<이미지 = 픽사베이>